해를 품은 달 비운의 왕자 양명, 비극적 사랑 어떡하나 본문

비가내리던그때

해를 품은 달 비운의 왕자 양명, 비극적 사랑 어떡하나

구름위 란다해피 2012.01.14 06:35

"해를 품은 달”에는 비운의 왕자가 양명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나 그 누구보다 외롭고 안타까운 운명을 타고난 왕자이지요. 그런 그의 곁에 사랑이 찾아와 마음을 설레게 하니 세상 모든 걸 얻은 듯 기뻤던 게 사실입니다. 혼자만 있다고 생각했던 세상에 처음으로 사람다운 마음을 갖게 해준 유일한 여인이었으니까요. 허나 자신의 절친인 허염의 동생이자 첫사랑인 연우는 양명에게 전혀 그런 마음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지요.

그러나 양명이 모르는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여행을 떠나 돌아오기도 전에 동생인 세자 훤은 이미 연우를 만났고 둘은 첫 만남에 서로에게 반하고 말았으니까요. 그리고 그 사실을 모른 체 시장에서 우연히 연우를 만난 양명은 친히 세자에게 편지를 쓸 종이까지 골라주는 배려를 보여주었지요.

 

하지만 그러한 양명의 행동이 못마땅했던 연우는 밖으로 나와버렸고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요. 그때 홀연히 뒤를 따라와 자신의 도포 자락을 들어 올려 연우가 비를 안 맞게 해주는 양명은 모습은 정말 가슴설레게 하는 모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연우도 그때서야 양명의 미소 짓는 모습에 놀라게 되는데, 이날따라 양명은 따뜻한 미소가 정말 아름답더군요.

다음날 양명은 궁궐에서 세자 훤과 만나 축국을 하다 그제서야 연우가 자신이 아닌 훤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고 말았죠. 그래서 마음이 더 다급해진 양명은 아버지인 주상전하를 뵙고 연우와 혼인을 하게 해달라 청까지 하게 되지요. 이때 양명은 마음에 둔 여인이 있다며 언제가 되었건 반드시 평생의 반려자로 삼가 싶다는 뜻을 밝히며 처음이자 마지막 청을 올리게 됩니다. 이런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주상전하에게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낸 양명은 하늘이 날아갈 듯이 기뻤지요. 연우의 속도 모른체 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궐에서는 음모에 빠져 역모죄에 결려 죽은 의성군의 어머니에 대한 위령 굿이 열렸지요. 그리고 그 자리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자 세상을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연우 또한 자리에 참석해 있었습니다. 허나 이게 웬일인지 연우는 전혀 양명을 바라봐 주지 않았죠. 오히려 이복동생이자 세자인 훤만을 바라보는 것을 그저 물끄러미 보고 있었어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폭죽이 터지는 순간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양명은 그만 훤과 연우가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는 걸 알게 되지요. 정말 이 장면을 보면 양명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지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시 주상전하를 찾아간 양명은 연우와 혼인에 대한 약조를 지켜달라 청하게 되지요.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불 같은 호통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양명은 여기서 청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세자빈의 자리에 이판의 여식이 내정되어 있음을 모르는 자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이는 설상 삼간택에 연우가 뽑힌다고 하더라도 모두 세자의 여인이라 하여 평생을 혼자 살아야 하기에 이를 양명이 그저 지켜만 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요.

그래서 양명은 주상에게 "연우가 만에 하나 간택에서 탈락하게 된다면 그땐 제게 허락하시겠습니까?"라는 말을 던지게 됩니다. 허나 주상은 끝까지 거부했고 다시는 같은 말을 입에 담지 말라 명하지요. 그리고는 또다시 이 같은 불청을 저지르게 되면 모반으로 간주하겠다 말을 합니다. 정말 양명을 비운의 왕자로 내모는 못된 아비의 마음이었죠.

이런 아비와 달리 양명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못된 형은 되지 못했습니다. 훤과의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모든 것을 쉽게 가진 그를 원망도 해보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양면은 마음속으로 훤에게 "부디 소신에게 보내는 그 천진한 미소를 거두어달라"고 말을 하지요. 자신이 마음껏 미워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이내 눈물을 흘리는 양명은 마음은 그 누구도 대변할 수 없는 슬픔 그 차체였습니다.

 

결국 양명은 자신을 희생시키기로 결심하고 말지요. 그래서 또다시 떠나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연우를 만나러 갑니다. 그리고는 연우를 만나 또 방랑벽이 도졌다며 떠날 거라고 말을 하게 되는데, 이 마음을 연우는 아는지 모르는지 그리 애타는 모습은 아니지요, 오히려 떠나더라도 연락을 취하라며 훈수를 두기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그런 연우에게 양명은 "나랑 함께 갈 테냐? "라고 마음속 말을 해버리고 말지요. 그리고는 "이 심란한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다면 왕자군의 자리도 양명군이란 직함도 버리고 너를 보쌈해서 달아나 줄 수도 있다"고 말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연우는 "농담이 지나치십니다"라고 받아치고 말지요. 양명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도 모른체 말입니다.

그렇게 양명은 연우를 뒤로 한 채 그의 벗인 운과 함께 떠나고 말지요. 연우에게 다가올 죽음과 불행을 지켜주지 못하고 알지도 못한채 말입니다. 양명은 아마도 연우의 죽음이 알려지면 그 누구보다도 슬퍼하고 자신을 원망스러워 할 것이 뻔하지요. 그때 함께 도망치지 못한 게 한탄스러울 테고요. 그리고 연우를 지켜주지 못한 훤과 아비인 주상전하에 대한 미움도 동시에 커지겠죠. 바로 그게 양명이 타고난 운명이니까요.

 

"해를 품은 달"을 보면서 훤과 연우의 사랑도 아름답지만, 비운의 운명을 타고나 사랑하는 여인을 얻지 못한채 그저 멀리서 바라만 봐야 하는 양명의 사랑도 무시 못할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때론 상대방의 행복만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이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그게 그 사람에게는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일 테지요. 양명을 보면서 세상에 저런 남자가 어디에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저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편해지는 남자이자 언제나 따뜻한 미소를 던지며 어려울 때마다 가장 큰 기둥처럼 버텨주는 남자의 모습이 바로 양명이니까요. 그런 양명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보고 있으면 그저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애틋하게 애달프게 연우를 그리워하며 지켜보면서도 정작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던질 수 없는 운명이니까요. 언젠가는 양명도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슬프고 비극적인 결말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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