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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눈물로 초토화, 연우의 죽음에 감춰진 슬픈 비밀

구름위 란다해피 2012.01.19 06:35

사극드라마를 보면서 이렇게 많이 울어 보기는 처음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과거 '대장금'에서 한상궁이 장금이와 고문을 받고 유배를 떠나다 장금이의 등에 업힌 채 죽음을 맞을 때 가장 많이 울어 본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 그 슬펐던 장면보다 더 뇌리를 스치는 장면이 바로 '해를 품은 달'에서 연우가 죽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슬펐던 장면은 연우의 죽음으로 훤과 이별을 하면서 느껴지는 애달픈 사랑에 대한 슬픔보다는 바로 딸을 죽음의 길로 인도할 수밖에 없는 못난 아비의 부정 때문이었지요. 연우의 아버지이자 홍문관 대제학으로 나온 선우재덕과 연우로 나온 김유정의 연기가 정말 부녀지간의 이별이라고 할 만큼 너무나 리얼하기 까지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 상황이 오기까지 앞에서 많은 일이 벌어졌지요. 세자빈 간택이 된 연우을 죽이고자 대비 윤씨가 도무녀 장씨에게 사주해 주술을 걸어 죽게 만들라 명했으니까요. 다행인지 장씨가 연우를 몰래 찾아가 신내림을 받으면 살 수 있다고 했지만, 일국의 세자빈 자리에 오른 여자가 무당이 된다는 것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요. 그래서 고통 없이 죽는 것을 택했고 죽어서도 때어낼 수 없다는 신내림을 떨쳐내기 위해 연우의 아버지는 장씨의 말대로 딸에게 약을 먹이게 된 것이고요.

 

연우의 아버지 허영재는 아침 일찍부터 불을 지펴 보약을 달였지요. 이를 보던 아내가 나와 자신이 하겠다 했지만, 아비로서 아픈 딸에게 하나라도 해주고 싶다며 극구 뿌리치는 장면은 비극의 전조였죠. 방안으로 약을 들고 온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잠에 깬 연우는 아비의 손에 든 약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지요. 이미 도무녀 장씨가 자신의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던 것을 들었으니까요.

그런 딸을 바라보며 차마 먹이지 못하고 행여나 뜨거울까 손가락으로 휘휘 약을 젓는 아버지의 마음에는 정말 엄청난 갈등이 몰아치고 있었죠. 그 순간의 선택에 자신의 딸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오히려 연우가 더 담담히 그 상황을 받아들이며 "아버지 어서 주세요. 약, 그 약 먹고 이제 그만 아프고 싶어요"라고 말을 할 때는 정말 제 가슴이 미어지더군요. 여기서 약을 먹이면서 어찌나 딸을 보내야 하는 아비의 마음과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알기에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딸의 모습이 애달프던지 정말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질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정말 슬픔에 가슴이 찢어진다는 말이 딱 그 순간이었고 딸이 숨을 거두자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아비의 모습은 세상 그 어떤 고통을 받는 것보다 더해 보였지요. 그런 아비의 품에서 눈물을 흘리며 죽어가던 연우의 모습 또한 정말 잊혀지지가 않을 정도로 비극 그 차체였고요. 자신이 왜 그렇게 허망하게 죽어야 하는지도 모른체 한 맺힌 생을 마감했으니 연우가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했을지, 저라면 정말 죽어서도 눈을 못 감을 듯 보였습니다.

그렇게 숨을 거둔 딸의 이름을 계속 부르며 오열을 하는 아버지의 뒤로 달려들어 오던 어머니의 모습 또한 찢어지는 고통의 연속이었죠. 그 자리에서 주저앉으며 기다시피 딸에게 다가와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숨을 거둔 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는 어미의 심정은 마치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 놓은 고통보도다 더한 슬픔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딸이 왜 그렇게 갑작스럽게 아비의 품에서 죽어야만 했는지 그 슬픈 비밀을 알 수는 없었지요.

정말 이 장면에서 얼마나 울었던지 눈물 콧물 다 흘리고 말았는데 그 아픔과 고통이 너무나 이해가 가고 마치 직접적으로 느끼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죠. 얼마나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는지 그 슬픔에 공감대가 형성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슬픔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죠. 조금이나마 눈물을 닦을 새도 없이 전 또 울어야 했으니까요.

 


연우의 죽음을 알게 된 훤은 힘이 풀린 다리를 겨우 가누며 비틀비틀 방문을 나서지요. 그건 자신의 두 눈으로 똑똑히 연우의 모습을 봐야만 믿을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미 대비전에서 보낸 병사들이 그런 훤을 막아섰고 훤은 그저 눈물을 흘리며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했지요. 하지만 역부족이었던 훤은 그만 눈물로 토혈하고 말지요.

"이거 놔라아! 노란 말이다. 빈궁에게 할 말이 남았다. 빈궁에게 할 말이 아직 남아 있단 말이다. 놔라! 연우야! 연우야! 놔라~ 연우야~ 연우야. 이걸 놔라. 할 말이 남았단 말이다. 연우야!"

 

이렇게 엔딩 장면은 너무나 애절한 남자의 심정을 담은 눈물의 절규였지요. 왕자이면서도 지켜주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분노가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말입니다. 그렇게 훤은 한순간에 폭풍처럼 밀려오는 슬픔을 감당하지 못하고 연우를 연신 부르며 무너져 갔고 연우의 죽음과 함께 비극 그 자체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 장면 또한 눈물을 멈출 수 없는 그런 장면이었지요. 그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목 노아 연우를 불러 보며 그대로 연우에게 달려가고 싶은 훤의 심정처럼 시청자의 마음도 연우의 죽음에 모두가 울지 않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정말이지 너무나도 슬프고 여운이 아직까지 가시지 않는 눈물의 사극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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