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달 김수현 잔혹한 비밀에 폭풍오열, 눈물로 시청자 가슴에 대못박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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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김수현 잔혹한 비밀에 폭풍오열, 눈물로 시청자 가슴에 대못박다

구름위 란다해피 2012.02.24 09:00

"해를 품은 달"에서 가장 눈여겨 볼만한 장면은 바로 그동안 보여주었던 조선의 왕의 개념을 깨버린 장면들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에는 김수현이 있고 김수현은 지금까지 우리가 보지 못했던 조선의 왕의 눈물까지 어제 하룻밤에 다 쏟아내 보여주었습니다. 어찌 보면 한층 수준을 높여버린 왕의 눈물이 이기도 하지만 한 여자를 위해 이렇게 애절하게 폭풍 오열을 하는 왕은 아마도 없을 듯 합니다. 그리고 심장을 쥐어뜯는 듯한 고통으로 폭풍 오열을 하는 장면은 "해를 품은 달"에서 가장 인상 깊고 애절했던 또 하나의 명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훤이 월이의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기까지는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말았지요. 연관되어 있는 인물들은 다 죽어나갔고 지난밤에는 과거 세자비를 모셨던 노상궁까지 피살당하는 등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으니까요. 그러나 하나하나씩 잡히기 시작한 단서들은 훤에게 계속 진실을 말하며 밖으로 뛰쳐나오려 요동을 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그날 밤 무녀 월이 중전의 부름을 받고 궁궐에 입궐하게 되고 월이와 마주친 중전은 연우의 얼굴이 떠올라 공포에 질려버리기 시작하고 맙니다. 그런 중전에게 월이는 알듯 보를 듯 한 미소를 보이는 여유까지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 장면에서는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불꽃 튀는 대결 장면 없이 허무하게 월이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지요.

월이는 바로 퇴궐하라는 상궁의 말을 무시하고 자신도 모르게 은월각으로 발길을 옮기게 되고 그 안으로 들어가 과거처럼 창문을 열어 보게 되고 마는데, 아뿔싸! 은월각 뜰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눈동자가 있었으니 바로 훤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놀란 월이는 그만 창문을 닫아 버리고 말지만, 과거 생각에 눈물을 짓고 말지요. 그리고 다시 뛰쳐나와 훤과 마주치게 되고 이내 진실을 말할 것 같기도 했지만 입을 다물어 버리고 맙니다. 

훤은 월이 이시간에 은월각에 있는 것이 이상하여 추궁하기도 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자신 때문에 고통받는 무녀 월이의 모습이 더 걱정되고 안쓰러웠지요. 그래서 처음으로 가슴 따뜻한 말을 전하지요. "몸은 괜찮은 것이냐 그곳에서지 내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 원한다면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해주겠다. 네가 원한다면 아무도 너를 모르는 곳으로 보내줄 수도 있다"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훤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월이을 걱정할 수 있었던 것은 다 이유가 있었지요. 바로 양명이 끝없이 훤의 마음을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양명은 세상에서 하나쯤은 자신에게 내어줄 수 없느냐 말하지만 훤에게 있어 그 하나가 세상 모든 것보다 값진 것이었기에 도저히 안 되는 말들뿐이었지요.

 

그러나 이런 훤의 마음을 모르는지 월이는 그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만 늘어놓지요. 그것도 너무나도 차갑고 냉정하게 자신을 생각해주며 하는 말에 "심기를 굳건히 하십시오. 더이상 연민으로 성심이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옵니다"라고 말입니다. 조금이나마 기대를 걸었던 훤은 "가거라!"라는 말로 자신의 감정을 격하게 표현했고 월이는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에 고통스러워 하며 뒤돌아 눈물만 흘릴 뿐이었습니다. 훤이 그렇게 가까이 있는데도 뒤돌아서서 달려가 안기지도 못하고 말입니다.

다음 날 의금부 도사 홍규태에게 비밀 지령을 내려 은밀히 연우의 죽음을 파헤치던 훤은 그제서야 모든 비밀을 밝히게 되는 진실의 실마리들을 모두 찾게 됩니다. 먼저 의문점을 가진 것이 바로 언제나 연우와 연관되는 장소에 나타나는 여인의 정체였는데 그게 바로 월이의 무노비인 설이였다는 사실이었지요. 설은 죽은 노상궁의 집앞은 물론 금일 의빈대감 댁 앞에서도 홍규태와 마주쳐 결정적 증거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하나씩 퍼즐을 마쳐보던 훤은 그제서야 모든 문제의 시초를 찾을 수가 있었죠. 그래서 당장 성수청의 국무 도무녀 장씨를 부르라 명을 합니다.

 

훤은 도무녀 장씨와 대면하는 발길에서 마치 추리의 달인이 된 것처럼 모든 유추와 결론을 시청자에게 다 알려주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하지요. "주술, 체온이 떨어지지 않은 시신, 파헤쳐진 봉분, 흔적을 남기지 않은 타살, 다시 주술, 성수청, 국무 장씨, 연우의 죽음을 파헤치는 현장마다 나타난 무노비. 이제 확인만이 남았을 뿐!"이라 말하며 모두 흩어져 있던 의문을 풀어내 통쾌함의 역습을 보입니다.

성수청 국무 장녹영과 대면한 훤은 무녀 월이 니 신딸이 맞느냐 물으며 언제부터 신딸로 삼았느냐 추궁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무녀에 대한 폭풍 질문을 하게 되지요. "무녀가 전생과의 연을 끓는다는 것은 일부러 기억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냐? 아니면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냐?" 이 말에 장녹영은 "무녀의 전생이란 본디 자의로 끊어야 하는 것인데 간혹 죽음의 고통 속에서 살아나 천생의 기억을 잃어 버린 무녀를 본 적이 있습니다"라고 말해 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고 맙니다.

그래서 훤은 더 다급하게 또다시 묻기 시작합니다. "죽음의 고통 속에서 살아난다. 이를테면 무덤에 갇혔던 충격과 공포를 말하느냐? 해서 그 무녀는 어찌 되었느냐. 기억을 찾았느냐? 아니면 아직도 자신이 누군지 모르고 있는 것이냐? 그 무녀가...무녀의 이름이 월이냐? 대답하라! 월이라는 무녀가 바로 8년 전에 죽은 허연우인 것이냐?"

 

정말 쉴새 없이 몰아치는 훤의 질문에 성수청 국무 장녹영은 그저 굳어 버린 얼굴로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한 채 아무 말 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허나 무녀 월이 연우라는 것을 인정해버린 것이나 다름이 없었지요. 어느새 훤의 두 눈에 흐리기 시작한 그 눈물은 끝을 보이지 않았고 충격의 도가니에 빠져 버린 훤은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지요.

사실 이 장면에서 얼마나 긴장감이 흐르던지 제 손에 땀이 나면서도 이제 모든 진실을 알아버린 훤이 오히려 더 걱정이 되어버리더군요. 연우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았고 월이 자신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연우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 진실에 얽힌 내막은 훤이 아직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자신의 친동생인 민화공주가 가장 나쁜 짓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훤은 발걸음을 옮기다 그만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리고 말지요. 월이 연우라는 사실조차 모른체 그 모진 고통을 모두 안겨주고 지금의 이 상황에 놓이게 만들었으니 자신이 원망스럽고 또 원망스러웠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그리워하고 연민하던 연우가 바로 옆에 있었는데도 몰라봤다는 자책감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가슴을 치며 원통함에 소리를 질러 보기도 하지만 그 고통을 풀어내기란 너무나 힘들어 보였습니다. 눈물로 범벅이 된 채 궁궐이 떠나가라 "연우야!'라고 불러도 보았지만, 그 타는 듯한 뜨거운 심장을 식힐 방법이 없었습니다. 정말 너무나 가엽고도 안타까운 한 남자의 눈물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순간이었지요. 시청자마저 오열하게 할 정도로 말입니다. 비록 이 장면에서 16회는 끝이 났지만, 어제의 부진함을 모두 말끔히 씻어낸 훤의 눈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강한 여운이 아직도 살아지질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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