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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진도 어쩔 수 없던 자진하차, 씁슬한 예능대제의 몰락

구름위 란다해피 2012.05.21 11:55

토크쇼의 제왕 주병진이 12년 만에 화려한 복귀를 했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연일 하락하는 시청률을 감당하지 못하고 끝내 자진하차를 결정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어쩔 수 없었던 예능 대제의 몰락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것을 간과한 채 너무 안이하게 과거의 예능을 답습했기 때문이지요. 또한 길었던 공백이 예능감을 떨어 트리면서 주병진을 정상의 자리에 올려 주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적어도 게스트 앞에서 막말이라도 던질 줄 알고 좀 더 공격적이면서 두려움 없이 강하게 나갔더라면 그래도 이슈라도 되면서 재미라도 주었을 텐데 주병진은 그러한 대담성도 없었지요. 특히 너무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나 게스트들을 그저 띄워 주기에 바쁜 토크쇼 방식은 너무 흔해 빠진 것이었습니다. 또한 잦은 개편으로 시청자들에 혼돈을 주고 프로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불필요한 코너의 난발은 더욱더 "주병진 쇼"를 늪으로 빠져들게 만들었지요.

그리고 복귀전만 해도 그렇게 열성적인 지지를 보내던 네티즌들도 사실 방송이 시작되고 나서 입을 싹 닫아 버린 것이 주병진에게는 크나큰 타격이었습니다. 여기에 정치적 인사에 대한 방송 섭외의 논란이 주병진을 실망시키는 한 루트가 되었고 박찬호 이후에 확 끌어들일 만한 게스트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몰락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말았지요.

적어도 주병진이 강호동의 "무릎팍 도사"를 보며 연구하면서 어느 정도 트랜드의 변화를 읽었더라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 너무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 자만했던 게 큰 실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또한 요즘 강세를 거듭하고 있는 경쟁사의 "힐링캠프"의 방식을 보면서 어떻게 핵심과 재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좀 더 일찍 파고들었더라면 이런 아쉬운 몰락의 길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거품과 같았던 여론의 지지와 너무 큰 바람만을 믿고 성급하게 처음부터 덥석 큰 자리를 차지하고 메인 MC로 화려한 복귀를 한 것이 문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왕년의 예능 대제라고 할지라도 여러 명이 함께 MC를 보는 곳에서 함께 감을 살린 후에 단독으로 프로를 진행했어도 늦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예를 들어 예능감을 확실히 살려주는 "라디오스타"에 처음부터 들어갔더라면 프로도 살고 주병진도 자기 끼 발산하며 대박을 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데 만약 그런 선택을 했다면 현재 김구라가 없는 "라디오 스타"의 모든 주도권을 주병진이 가져가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뒤늦은 후회를 해봐야 시청률은 몰락한 뒤니 딱히 해답도 없는 게 사실이지요. 결국 누가 등 떠밀며 나가라고 하는 것보다 자신해서 하차를 하는 게 모양새도 좋고 적어도 명분과 위신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병진의 이번 선택은 참 잘했다고 보여집니다. 계속해서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봤자 차지도 않고 시청자는 채널 돌리기에 바쁘니 헛고생하며 욕먹는 것보다 나을 테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아예 예능계를 떠나는 것도 궁색해 보입니다. 한번 좌절로 모든 걸 포기한다면 그만큼 어리석은 판단은 없을 테니까요.

 

일단 떠나는 주병진의 말을 들어 보면 그래도 희망은 남아 있습니다.
"저는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를 그만 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아껴주신 시청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저는 앞으로 새로운 방송 환경과 시청자들에 대해서 좀 더 배우고 연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제가 '주병진 토크 콘서트' 진행자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부족했던 저를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들, 저를 믿고 큰 힘이 돼주셨던 제작진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실 이번 "주병진 토크 콘서트"의 몰락을 놓고 보면 꼭 주병진 탓만은 아닙니다. 제작진도 트랜드를 읽지 못했고 기획과 컨셉 자체가 시청자의 흥미를 끌기에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니까요. 결국 여러가지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고 시청자들이 기존에 보아 오던 탄탄한 경쟁사의 프로들과 처음부터 맞불을 놓은 게 큰 잘 못이었지요. 차라리 "라디오 스타"를 목요일에 배치하고 수요일에 “주병진 쇼”를 했더라면 그나마 더 나았을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이제 결정을 내린 만큼 주병진은 잠시 퇴장해 자신의 말처럼 좀 더 배우고 연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서 자신감을 다시 가졌을 때 확실한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뭔가 다른 모습이 시청자의 눈에 보일 테니까요. 또한 더는 얌전하고 예의 바른 토크쇼는 이제는 안 통하는 시대라는 점에서 독한 마음을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 최정상을 달리던 "놀러와"의 아성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것도 어쩌면 MC들의 자세가 주병진의 소극적인 모습처럼 시청자들에게 지루함을 준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평일 토크쇼로 재진입 하기보다는 주말 프로 때에 공동 MC 체제로 들어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데요. 현재 일밤이 "나는 가수다" 코너를 빼면 앞서 방송하는 "남심여심" 코너 자체가 현재 매주 존재하는지조차도 모를 정도라는 점에서 나중에 개편이 되면 이 시간대의 한 프로를 주병진이 노려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만약 MBC에서 베팅을 해서 강호동과 함께 MC로 컴백을 할 수만 있다면 이보다도 더 큰 좋은 기회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상황 유추도 어디까지나 그저 바람일 뿐입니다. 결국 주병진이 살길은 변하고 또 변해서 시대에 맞는 예능감을 하루빨리 따라잡는 게 가장 시급한 문제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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