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한 연기에 미친 신은경 악역 1위, 그 본성도 악할까 본문

비가내리던그때

악한 연기에 미친 신은경 악역 1위, 그 본성도 악할까

구름위 란다해피 2011.05.26 06:31

한국의 유명한 영화감독이자 세계에서 알아주는 김기덕 감독이 일부 악역 전문 배우들에게 이런 비판을 날렸죠. 마치 속에 응고된 응어리를 털어 버리듯이 그들을 향해 "악역을 통해서 자위하는 거잖아. 너희는 가슴 안에 있는 성질을 그대로 표현하면 되는 거잖아. 내면이 그만큼 악하다는 거야"라고 말입니다. 이는 그거 보고 느꼈던 어떠한 자신의 삶과 경험에 대해서 나온 말이라고 할 수 있고 개인적인 생각의 차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악역을 하는 모든 연기자는 모두 악하다는 결론을 내려 버리는 것은 지나친 오류의 일반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일부 악역을 맡은 연기자들에게 했다고는 하지만 이러한 말을 대중이 접했을 때는 연기를 본업으로 삼고 악한 역할을 단골로 하는 모든 배우들을 모독하는 것과 같이 들린다는 것이지요.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듯이 김기덕 감독의 표현이 어느 부분은 일치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의 표현은 틀렸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왜냐면 내면이 악하지 않은 사람도 단순히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악역을 해야 하는 경우의 배우들도 많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말이지만, 섹션TV 설문조사에서 올해 가장 악역을 잘한 배우 1위로 꼽힌 신은경과 조필연 역할로 2위를 차지한 정보석이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어떠한 생각이 들었을까 궁금해 지더군요. 제가 영화계에서 악역의 1인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TV 속 브라운관을 통해 본 신은경과 정보석의 신들린 듯한 악역 연기는 정말 오금이 저리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인간의 악한 본성을 그대로 끄집어 낸 최고의 연기였으니까요.

다들 알다시피 악역 1위를 자치한 신은경은 올해 초 종영된 '욕망의 불꽃'에서 윤나영이라는 역에 완전히 빙의가 되어 있었죠. 왜 신은경이 지난해 말에 MBC 대상을 받지 못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녀는 완전히 윤나영으로 살아가고 있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기는데 신은경은 과연 김기덕 감독의 말처럼 그저 악역을 통해 자신의 본성의 악한 감정을 끌어올려 표출하기만 끝이었을까요? 그만큼 악한 인물이었기에 윤나영이라는 역할은 신은경 자체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요? 그 어느 것도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신은경이라는 인물은 그저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는 살아가고자 돈을 벌어야 하고 그 대가로 연기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일 뿐이니까요.

문득 '욕망의 불꽃'에서 신은경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르는데, 자신의 남편인 영민이 후계자 이름을 일부러 바꾸어 불러 그룹 총수자리를 놓치게 되자 간신히 깨어난 시아버지 태진(이순재)을 바닷가로 데려가 악랄한 모습을 보이던 장면이 있었죠. 이때 신은경의 마지막에 보여주던 악마의 미소는 그동안 '욕망의 불꽃'에서 보여주었던 최고의 소름끼치는 장면이었죠. 그렇게 엔딩으로 끝나며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대변한 신은경의 미친 연기는 그저 입을 다물게 할 정도로 말이 안 나오는 최고의 연기였습니다.
신은경은 이렇게 수많은 내면의 모습을 가지고 악마의 전형적인 미소를 지닌 윤나영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냈지만 정작 처음에는 이 캐릭터를 맡을 자신이 없어 출연을 망설였다고 하죠. 특히 윤나영이라는 캐릭터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와 같은 인물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던 신은경은 욕망과 야망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기에 이처럼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란 상당한 부담감을 떠 않고 가야 하는 커다란 과제였죠. 하지만 일생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할 만한 이 전무한 캐릭터를 연기를 시작하면서 부담감을 주려나갔고 나중에는 감정을 분출하는 장면에서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렸다고 말할 정도로 몰입도에 빠져들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 대목에서 잠시 김기덕의 말이 스쳐 지나가는데요. 악한 역할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렸다는 신은경의 말을 빌자면 정말 악하기에 그 악한 역할을 하면서 희열을 느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잠시 들더군요. 하지만 이건 착각일 수도 있습니다. 본래 인간의 본성은 누구나 저런 모습을 하나쯤 담고 살아가는 존재이니까요. 아무리 연기라고 해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화를 표출하며 분노를 폭발시킨다는 것은 솔직히 스트레스가 풀릴만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신은경의 삶 자체가 워낙 굴곡진 삶의 인생이었다는 것을 안다면 그녀의 연기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또 하나의 분노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수십억에 달하는 아버지의 빚을 모두 갚아야 했고 행복을 찾아 결혼을 선택했지만, 남편의 사기로 수억대의 소송까지 걸리며 이혼까지 해야 했던 신은경의 삶 자체는 그저 살아가는 용기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었지요. 여기에 뇌수종을 앓고 있는 하나뿐인 아들에 대한 사연은 정말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오는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신은경이 악한 연기를 한다고 해서 본성이 악하다고 한다면 정말 이는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지요. 비록 김기덕 감독의 발언을 빗대어 말을 하기는 했지만, 이 시대의 모든 악역 연기자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는 비단 김기덕 감독뿐만 아니라 우리가 모두 평상시에 느끼던 그런 감정일 테니까요. 그저 연기는 연기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악한 연기를 잘한다고 해서 본성까지 약하다고 정의를 내리는 것은 말이 되지 않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신은경과 같은 명품 배우들이 있기 때문에 대단한 드라마들이 탄생하고 우리가 또 다른 인생의 삶을 간접적으로 완벽하게 경험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저 그녀의 미친 연기력과 존재감에 다시 한번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손가락 View On 한 번 눌러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