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백 송지효 쪽박 차게한 민폐은고, 분통터진 1점짜리 사극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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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백 송지효 쪽박 차게한 민폐은고, 분통터진 1점짜리 사극

구름위 란다해피 2011.11.09 10:05

계백은 결국 은고 때문에 망하는 스토리로 가고 말았습니다. 새롭게 백제의 역사를 그린다던 제작진의 의도는 모두 거짓이었고 결국 김근홍 PD는 '선덕여왕'에서 그랬듯이 백제는 본래 망해야 하는 나라고 그리고 말았습니다. 또한 드라마 '계백'에서 그저 백제는 신라의 파렴치한 삼국통일에 대한 정당성을 심어주기 위에 만들어진 나라가 되고 말았죠.

'계백'을 보다 보면 막장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심각한 건 갑작스러운 캐릭터들의 변화가 심해지면서 앞뒤 내용도 안 맞게 흘러간다는 점이지요. 초반에 '계백'은 그나마 좋았습니다. 어느 정도 백제의 알려지지 않은 위대한 역사의 내용을 극으로 담는가 싶었죠. 전투신은 약했으나 사택비와 은고 계백과 의자 그리고 성충과 흥수가 등장하면서 극의 갈등관계가 지속 되었고 나름 재미가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사택비가 죽고 무왕이 죽으면서 '계백'은 한순간에 구심점을 잃고 말았습니다. 성군에서 폭군으로 갑작스럽게 변한 의자왕도 그렇고 지혜롭고 똑똑했던 은고가 요녀나 다른 없는 막장 은고로 변한 것도 말이 되지 않았으니까요. 물론 중간에 억지스럽게 이러한 변화를 주기 위해 의자왕은 계백과의 갈등을 집어넣고 은고에게는 의자로 인해 묵씨일가가 모두 죽는 비극을 집어넣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용의 개연성은 확연히 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에 와서 백제가 은고 때문에 망하게 된다는 설정이 과연 정설이냐는 것이냐는 것이었죠. 이는 백제를 역사를 그저 단편적인 모습으로 바로 보았을 뿐 전혀 새롭고 획기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백제가 그 당시에 당을 섬기는 사대주의에 빠져 있다는 정설은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는 스토리이지요. 여기에 황후 책봉을 놓고 은고가 나라를 팔아넘기는 짓은 그저 야사의 내용 그대로 은고를 요녀로 만들어 버린 그런 내용이었으니까요.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진다고 하죠. 전 그래도 '계백'이 초반에 시작할 때 승자에 의해 쓰여진 역사가 아닌 백제 고유의 모습에 픽션을 집어넣어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백제의 위대한 모습을 그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백제는 그저 당나라의 지배하에 있는 하나의 제후국보다 못한 국가로 그려지고 말았으니 참 기가 찰 노릇이지요.

그렇다면 과연 후궁이었던 은고가 그렇게 한 나라를 망하게 만들 정도로 경국지색이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은고는 하나라를 망하게 한 말희나 은나라의 달기, 주나라의 포사, 오나라의 서시 그리고 당나라를 망하게 한 양귀비와도 견줄만한 대단한 여인네이지요. 그런데 알고 보면 이러한 내용을 유추하게 만드는 내용은 단 하나 일본서기에 은고가 백제를 망하게 한 요녀로 그려져 있다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문득 의문이 드는 게 과연 은고가 그렇게까지 대단한 여인네였나는 것입니다. 특히 지난 8일 방송분에서 의자왕은 신라의 김유신에 의해 백제의 성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자 까막제에까지 직접 찾아가 계백을 찾아오게 되고 다시 전쟁에서 승전한 계백은 의자왕을 찾아와 성충, 흥수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장면이 있었죠. 이때 은고가 김춘추의 협박이 있었다고 해도 생뚱맞게 등장해 다짜고짜 군사기밀을 물어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과연 은고가 의자왕 앞에서 대놓고 물어볼 정도로 위치의 권력을 가진 여자였나는 것입니다.

또한 이 부분에서 은고 뿐만 아니라 폭군처럼 행동하던 의자왕이 갑작스럽게 성군이 되어 계백의 모든 말을 들어주는 부분도 너무나 심각한 캐릭터 변화였고요. 그러나 이러한 매끄럽지 못한 이야기 전개에서 가장 짜증이 밀려오는 것은 과연 은고가 황후 책봉을 얻기 위해 나라를 팔아먹었다는 것이 정설이냐는 것입니다. 이는 확인되지 않은 야사나 다름이 없는데 작가는 그걸 드라마에서 정설로 받아들이고 마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졸지에 송지효는 '계백'에서 나라를 망하게 한 민혜은고가 되고 말았는데요. 처음에는 캐릭터가 좋았으나 갑작스러운 캐릭터 변질로 나라를 망친 요녀로 그려지면서 송지효의 이미지에도 먹칠하고 말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구제 불능의 캐릭터가 되고 말았죠.


은고 덕분에 계백은 도비천성에서 대패를 하고 김유신이 승기를 잡으면서 이번 회는 끝이 났지만 앞서 너무 허접했던 연개소문의 등장은 정말 기가 찰 노릇이었죠. 아무리 돈이 없다고 하지만 당나라 이세민에게 최대의 굴욕을 안긴 연개소문인데 초라하게 병사 6명 이끌고 백제 진영에 와 계백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코미디가 따로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이어진 문제의 말로만 전투신인데 계백이 신라에게 빼앗겼던 모든 성을 다시 공취했다는 것쯤은 말로써 이해할 수 있으나 김유신과 연개소문 전투에서 김유신이 패했습니다로 전쟁의 내용이 끝나버린 것은 정말 허무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여기서 또 김유신을 다 잡아 놓고도 그걸 남자의 자존심이라고 놓아주는 계백은 모습은 멋진 게 아니라 바보가 따로 없는 짓이었죠. 참 이런 계백, 은고, 의자왕의 모습을 드라마 모습 그대로 보면 백제가 안 망할 수가 없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어떻든 사극 역사상 가장 백제를 찌질한 역사이자 당나라의 변방에 속한 속국으로 전락시켜버린 '계백'은 최악의 1점짜리 사극이자 졸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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